과로성 재해는 승소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사건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약 7%만 승소하고 있습니다. 허리, 어깨 질병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의 승소율은 약 20%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뢰인들은 일하다가 뇌심혈관계질환(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으로 쓰러진 경우 당연히 산재가 된다고 생각하고 별 준비 없이 산재신청을 했다가 기각되어 황망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과로성 질병의 경우에는 과로와 상병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산재 신청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준비해야 합니다.
과로성 질병의 경우에는 사고 발생 전의 건강상태가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건강검진결과와 요양급여내역을 확인해야 합니다.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과 같은 지표가 중요합니다. 이런 지표들이 뇌심혈관계 질환과 관련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관련 질환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있으면 근로복지공단(공무원연금공단)은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이유로 불승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업이 없는 사람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병 발생 이전부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있었다면 업무와 무관한 뇌심혈관계질환의 기저질환이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지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하여 산재가 안된다면 평소 건강한 사람만 산재혜택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 법원은 평소 질병이 있었거나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과로로 인하여 질병의 악화가 자연적 경과 보다 급속히 진행된 점이 인정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확립된 판례입니다. 따라서 승부는 과로 입증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로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근무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고, 그 다음으로 노동강도를 높이는 요소를 최대한 발견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스트레스 요소를 최대한 찾아내야 합니다. 특히 상병발생 직전의 상황이 가장 중요합니다. 평소 널널하게 일하다가 무슨 검열 때문에 갑자기 2-3일 밤을 새워 일하다가 쓰러지면 산재가 인정되는데, 매일 꾸준히 10시간씩 일하다가 상병 발생 직전에는 널널하게 일하다가 쓰러지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직전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과로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재해자가 했던 업무를 정말 세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충 해서는 절대 안되죠. 그래서 재해자가 사망한 사건의 경우에는 회사나 주위 동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유족은 재해자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니까요. 스트레스 내역을 세밀하게 입증하기 위해서 증인신문도 필요합니다.
이 사건은 처음 수임했을 때 가능성을 그리 높지 않게 보았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주위 동료가 열심히 도와주었고 감정의사도 잘 만났으며 주심 판사님도 원고 주장의 관점을 잘 수용해 주셨습니다. 1심 승소하였고 공무원연금공단이 항소하지 않아 승소로 확정되었습니다.
산재소송은 감정결과가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만큼 중요합니다. 판사님들은 감정결과를 왠만해서는 배척하지 않습니다. 배척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따라서 재판준비과정은 감정결과를 잘 받기 위한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리한 감정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감정의 기초가 되는 자료 수집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감정 진료과목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뇌출혈의 경우 신경외과 보다는 직업환경의학과가 더 유리합니다. 당연히 감정사항 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산재사건은 일반인이 혼자서 수행해서는 승소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꼭 전문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나아가 요양신청 단계에서부터 전체적인 사건 전략을 잘 세워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족사건은 재해자가 평소 받던 급여의 57% 이상을 평생 받게 됩니다. 굉장히 큰 사건인만큼 신중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