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귀 변호사의 승소사례37

▶사고성 재해로 불승인 후 질병성 재해로 산재 승인 사례

-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 산재신청

안녕하세요. 달리는 변호사 달변 김종귀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제가 진행한 산재 사건이면서 해고 사건인 사건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해고 사건인데 산재 인정 여부에 따라 해고의 정당성이 달라지는 사건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산재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공정에서 20년 넘게 근무

제 의뢰인을 A라고 하겠습니다. A는 40대 중반의 남자인데요,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줄곧 제조업체 조립공정에서 일했습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한 기간을 다 합치면 20년이 넘습니다. 그 동안 한 회사에서만 일한 것은 아니고 여러 회사에서 일했는데 했던 일은 엇비슷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 발생

A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어느 조립공정에서 3년 정도 일하던 도중에 허리 부위에 강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날이 2020년 11월 2일이었습니다. A씨는 조립한 부품을 모아서 옮기던 도중에 허리 부위에 강한 통증을 느낀 것입니다. 

외상성 소견 받아 사고성 재해로 산재 신청

A는 허리 통증을 치료하려고 병원에 갔고, 일하다가 허리 통증이 발생했기 때문에 당연히 산재가 된다고 생각하고 혼자서 산재신청을 했습니다. A는 2020년 11월 2일 그날 작업으로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고성 재해라고 생각한 것이죠. 산재 신청을 할 때는 의사한테서 산재소견서를 받아야 하는데요, 의사는 A를 도와주려고 외상성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산재소견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사고성 재해로 착각하고 사고성 재해로 신청

외상성은 일회적인 이벤트에 의해서 발생한 상병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추락사고로 인한 골절 같은 것입니다. 그에 비해서 퇴행성은 특정 부위에 지속적인 부하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상병을 의미합니다. A는 20년 넘게 허리 부담 작업을 했기 때문에 ‘퇴행성’ 요추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한 것입니다. 물이 100도가 되어야 끊듯이 허리 부담 작업을 해도 약간씩 뻐근하고 결리고 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요추 추간판이 탈출되면서 신경을 자극해서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A의 요추추간판탈출은 전형적인 질병성 재해인데도 사고성 재해로 산재신청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결과는 불승인

산재신청을 하면 근로복지공단 지사마다 있는 재활보상부에서 담당하는데요, A가 신청했을 때 담당자가 A한테 사고성 재해 말고 질병성 재해로 신청하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줬는데도 A씨는 그 조언도 무시하고 사고성 재해로 신청했습니다. 담당자가 기껏 생각해서 조언을 해줬는데 A는 공단 직원이 귀찮아서 돌려보내려고 딴소리 하나 보다 생각하고 사고성 재해로 신청한 것입니다. 결과는 당연히 불승인이었습니다.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까지 했는데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질병휴직 연장 안 되고 해고

A씨는 산재가 승인되지 않았고 허리가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개인질병으로 휴직을 했습니다. 3개월 단위로 휴직을 연장했는데요, 산재가 계속 불승인되니까 회사가 더 이상 질병휴직을 해주지 않고 A를 해고했습니다. A가 회사와 관계가 썩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회사가 더 기다려주지 않고 해고한 측면도 있습니다. 

달변 방문

A는 해고되고 나서 4달 정도 지나서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희 법인 회의실에서 상담을 진행했는데요, 20분 정도 지나면 허리가 아프다며 일어서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허리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진짜 너무 안쓰러워서 해고는 둘째치고 일단 산재 승인을 받아서 마음 편히 치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질병성 재해로 다시 산재신청

저는 질병성 재해로 다시 산재신청을 했습니다. 산재신청을 할 때는 재해발생경위서를 잘 적어야 하는데요, 사고성 재해는 사고 경위만 간단히 기술해도 충분하지만 질병성 재해는 훨씬 더 잘 적어야 합니다. 특히 반복적인 부담작업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에는 반드시 작업분석을 해야 합니다. 허리 부담 작업에는 중량물을 들거나 옮기는 작업, 작업자세가 허리를 굽히거나 회전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A가 작업동영상이랑 본인이 취급했던 부품의 무게, 그리고 하루 동안 옮긴 부품의 총 중량이 기재된 자료를 확보해준 덕분에 작업분석이 수월했습니다. A씨 한번에 옮긴 부품의 무게는 10kg 정도였는데 하루에 6톤 넘는 부품을 옮겼고 허리를 회전하고 약간 굽히는 자세였기 때문에 저는 자료를 보고 허리 부담 작업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질병성 재해로 산재 승인

예상대로 다시 한 산재신청은 승인되었습니다. 그래서 A는 자비로 지출한 치료비 중 상당부분(비급여항목 제외)과 휴업급여를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았습니다. A는 앞으로도 허리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추가상병신청이나 재요양신청을 통해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리추간판탈출증이 심해지면 통증과 무력감이 다리로까지 퍼져서 걷는 데에도 불편함을 느끼는데요, A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많이 쓰였는데 산재 승인이 이루어져서 정말 다행입니다.

산재 중 해고로 부당해고

산재가 승인되었기 때문에 해고소송은 자연스럽게 이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위반 벌칙 중에서 형량이 가장 무거운 중범죄입니다. A의 산재신청이 승인되어 결과적으로 회사가 해고할 때 A는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 중인 것으로 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위반으로 부당해고가 되었습니다. 해고 사건은 아직 1심선고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당연히 승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해고소송에서 승소하여 A가 회사에 복직한 후에 허리에 최대한 부담이 적게 되는 업무에 배치되서 장기적으로 생계를 꾸려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례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명백한 사고 아니면 질병성재해로!

먼저 목 어깨 팔꿈치 손목 허리 무릎과 같은 근골격계 상병의 경우 추락이나 강한 충격과 같은 명백한 사고성 재해가 아니면 질병성 재해로 신청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내내 괜찮다가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사고성 재해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불승인 되도 다시 신청 가능!

둘째 산재는 불승인되어도 다시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작업동영상 확보의 중요성!

셋째 반복작업에 의한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산재승인을 받으려면 작업동영상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이 작업하는 모습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어떤 작업인지를 알 수 있는 동영상이면 됩니다. 현장에서 하는 각종 작업의 경우 부품 이름부터 생소하고, 작업자세는 말로 설명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백마디 말보다 작업동영상 하나가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산재신청할 때 직장동료의 도움을 얻어서 핸드폰으로 작업영상을 찍어서 재해발생경위서에 첨부하시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작업력도 포함!

넷째 작업력을 평가할 때 산재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한 작업력뿐만 아니라 그 전에 종사했던 작업력을 전부 다 고려하여 판단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로성재해의 경우 근속기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재해발생 직전 상황이 중요합니다. 그에 반해서 질병성 재해의 경우에는 장기간 동안 특정 부위에 부담작업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기준 중 하나입니다. A의 경우 이번 회사에서는 3년 정도밖에 일하지 않았지만, 그 전에 지속적으로 비슷한 일을 20대부터 꾸준히 20년 이상 했다는 점도 산재 승인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건강보험득실확인원이나 고용보험자격이력내역서 같은 것을 증거로 제출하고 유사한 부담작업을 장기간 동안 했다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수행하고 있는 사건을 예로 들어서 근골격계질병 산재 신청 노하우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유사한 사례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수행한 사건 중에서 여러분과 공유할만한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 사례는 조금씩 각색했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산재신청/요양급여/산재/휴업급여/산재변호사]